본문 바로가기

만든다 혹은 느낀다/책을 읽은 뒤에

[만화] 호텔아프리카

호텔 아프리카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박희정 (서울문화사, 2005년)
상세보기

만화규장각검색결과
http://www.kcomics.net/comicsBook/Comics_view.asp?in_outorder=1998040111



 

[만화] 호텔 아프리카.

근데 참. 순정만화는 살때마다 가끔 짜증난다.
개념없는 여자애들이 글자를 오리거나 그림을 오려놔서.
안그래도 책에서 퀘퀘한 냄새나고 짜증나는데,
왜 그지랄들뷁이야.
정말. 돈들어도 나중엔 새책을 사든지 해야겠다.
로우퀄리티에 기가 질린다.
 
책에서는 퀘퀘한 냄새가 마구 풍겼지만,
책 안에 앨비스의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기분좋은 아드레 날린을 조금씩 흘려보낸다.
호텔 아프리카에 오는 사람들과
앨비스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어째보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흑인, 인디언, 동성애자, 장애인,
사랑하는 사람들을 멀리 떠나보내 그리운 마음이 가득한 사람들.
평범한 우리들 보다,
아니. 정확하게 나보다 더 약해 보이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결코 약하지 않았다.
항상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로하는 건
결국 사랑과 사람.
그 두가지 이유가 있어 나는 이렇게나 기쁘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말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사랑이 듬뿍 담긴 그들의 이야기도 참 즐거웠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나 어린시절은 있다 라는 것 또한 이 만화의
아주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라는 거다.
 
다 큰 어른이 되어, 누군가를 포근히 안아줄 수 있는 어른이 된
앨비스에게도 투정부리던 아기시절이 있었다.
마음과는 달리 툭툭 내뱉어 버린 이야기로
엄마를 상처입게 할 때도 있었으며
짓궂게 지요를 못살게 구려고 하루종일 울어댄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 어린시절이란 것은
대자연, 큰사랑 그 자체인 것같은 지요에게도 있었을 것이고
아름답고, 아름답고, 아름다운 어머니 아델에게도 있었을 꺼다.
그리고 에드와 쥴에게도.
나에게도, 너에게도, 엄마, 아빠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있었을꺼다.
나는 그동안 많이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너는 좋겠다, 앨비스. 오래도록 네 과거를 있는 그대로
예쁘게 기억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기분이 좋다.
포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