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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다 혹은 느낀다/책을 읽은 뒤에

[책] 티피!



티피(동물과 대화하는 아이)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티피 드레그 (이레,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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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연 최고!

몇년 전 쯤일까. 아마 대구에 이사오고 얼마되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동네 순찰(?)한답시고 나서선 서점엘 들렀다.
인터넷 서점이 붐을 일으키고 동네 서점엔 왠지 바가지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시기였지만,
아직도 망하지 않고있는 동네 서점에 감사해 하면서 말이지.
난 그때 어떤 책을 샀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다만 "티피"를 처음 보았던 것은 기억한다.
쭈그리고 앉아서 티피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그러고는 "이런 책들은 의외로 비싸더라~" 라는 생각을 하며 휙 하고 서점을 나왔던 것 같다.
그땐 사진엔 감탄해 마지 않았었다. 내용보다는..

그리고 몇년 후 마을문고에서 티피를 다시 보았다.
반가움에 티피를 찬찬히 보았다.
사진만 멋진 줄 알았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아마 서점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보았던 결과가 "사진만 멋진 책"으로 기억됐었나 본데,
다시 만난 티피는 그 전과 동일한 티피였지만, 멋있는 글들로 새롭게 무장한 채였다.

흡사 소설 속에 "인간. 늬들은 뭐하는 족속이냐. 왜 그렇게 추악하냐" 를 반문할 때
흔히 엘프(드래곤 라자-이영도), 로보트(3단합체 김창남-하일권), 외계생물(기생수), 등등
인간이 아닌 어떤 지성체를 등장시켜 인간성에 대한 반문을 이끌어 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티피는 소설이 아니다. 생존하는 현실. "REAL" 그 자체이다.
세상의 지혜를 다 가져버린 척 하는 어른도 아니고,
말 그대로 순수다. "왜 그렇게 살아" 라고 빤하게 질문을 하는 것이다.

어른의 지혜로 들려줬으면 다소 역겨울지 모르는 그 이야기들은
티피가 아이의 눈으로 이야기 했기 때문에
(여기서 티피가 아닌 다른 사람이 티피의 이름으로 책을 쓴것일거라는.. 우울한 상상은 하고 싶지 않다..ㅠ-ㅠ)
더욱더 진솔하게 들리는 것이다.
인종차별과 사라져가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말이지.

최근에 책을 권할 일이 있으면 누구나에게 "티피"를 권했고,
작년에 삼촌과 사초동생들에게 티피를 다 돌렸었다.
처음엔 재미로, 그 멋진 사진으로, 나중엔 티피의 순수한 철학 속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읽게되는 책.
나는 티피를 보면 그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