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서 좋은 날
어제도
평범한 밤이었다
잠을 자다 니가 내 손을 잡으며 뭐라했지.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잠결에
니가 갑자기 왜 그럴까 싶기도 했지.
그 평범한 밤이 지나고
평범한 아침을 지나
평범한 점심이 다가오려 하는 지금
내 심장이 뛴다.
그 말엔 이유같은 건 없어.
점심때가 되서야 그걸 깨닫는다.
발바닥에 붙었는지 똥배에 숨었는지 알 수 없었던 심장이
사실은 항상 거기에서 뛰고 있었노라고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늘이 가고
내일이 가고
또 많은 평범한 날들이 가고 나면
심장은 예전처럼 발바닥인지 똥밴지 어딘지도 모르게 숨어버리겠지만.
오늘은
대수롭지도 않은 그 첫 고백이
평범하게 들려서 좋은 날.
그래. 평범해서 좋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