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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는다/이렇게 본다

비싼 외식에 대한 짧은 소견

케이와 나는 10년이 넘게 데이트를 하면서, 

비싼 밥도 가끔 먹기야 했지만 그런 비싼 밥엔 뭔가 이유를 달았다.

오늘은 무슨 날이니까, 아니면 좋은 일이 있어서, 아니면 오랜만에 큰 마음을 먹고.

비싸다.. 라는 건 보통 1인당 1만원이 넘는 것이다. 우리기준엔 대략 그 정도이다.

그리고 1인당 1만원이 넘는 집은 특별한 맛집이어야 하거나, 반드시 기억될 만한 무언가가 있는 식당이어야만 했지.

그렇게 비싼 밥집에서 밥을 먹을때, 그 맛이 탁월하지 않으면 시무룩하게 계산을 하고 했지.

그런데 어제는 어쩌다보니 케이가 아닌 다른 친구 오와 그런 집엘 갔다.

여사로. 그냥. 별 이유없이. 그 집이 맛있을 거 같아서.

그리고 케이를 생각한다.

우리도 언젠가는 이런 곳에 그냥 와서 밥을 먹자.

아무 이유도 없이. 그냥 맛있을거 같으니까 가 보자. 라고.

그렇게 많이 가난하진 않았지만, 늘 아끼고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었다.

물론 그 덕에 지금 이정도로 지내고 있긴 하지.

그렇지만, 우리 언젠간 정말 그렇게 살자.

1인당 1만원이 넘는 그런 집에서 음식 맛이 그렇게 탁월하지 않더라도

 "이정도면 맘에 들어" 라고 말해 보고 싶다.

동네 떡볶이 집이나 칼국수집, 중국집도 좋지만 언젠가는 말이야.

이정도 꿈은 큰 사치는 아니겠지? 그렇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