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든다 혹은 느낀다/책을 읽은 뒤에

[책] 야생초편지


야생초 편지

저자
황대권 지음
출판사
도솔 | 2002-10-0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 입니다. 티끌하나 없...
가격비교





오랜만에 반했다.(케이' 미안)
그이의 글을 보면서 산에 가면 싱그러운 향기가 나듯
내 마음 속에서 은은한 꽃분홍 아드레날린이 퍼져나옴을 느꼈다.

이렇게 맛깔나는 글을 쓴 이가
그리고 이렇게 드넓은 생각을 하는 이가.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이가 또 있을 수 있을까.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인가 보다.
그가 나중에 감옥을 나와서 그곳은 내게 또 다른 의미의 학교였다 라고 말을 하기도 하는데
내 독후감에 이런 글귀가 들어감을 죄송하게 여기면서
그의 아까운 십수년이 이렇게 주옥같은 글과 야생초, 미술에 관한 관심으로 다시 태어나 주었으니
나같이 무지몽매한 독자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대구 교도소로 오기 전까지 안동교도소에서 그가 야생초 텃밭을 꾸밀때는
약간의 긴장감마져 느껴지기도 했다!
언제 어떤 무리들이(?!) 우리의 야생초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청소끝~"이라는 단어를 외쳐댈까.
그 긴장감은 그가 대구교도소로 이감되고 나서는 왠지 심드렁해 지고,
대전교도소에서는 악의 축이 없어서 였을까. 그 긴장감 자체가 아예 없어지지만 말이다,

야생초 편지는 나에게
야생초, 인권, 그리고 생명의 소중함.
언제나 망중한-아마 내 생각에 그는 시간이 언제나 남아도는 것 처럼 말했지만,
농사짓고 편지를 쓰느라 언제나 바빴을 듯 하다-을 즐기는 듯한 그 여유로움과
작은 것을 보고 크게 생각하고 깨닫는 힘.
동생에게 쓴 편지이기에 더 진실했을 다정다감함과 편안함.
그리고 요로법에 관해서는 약간의 쇼킹함까지 주는 좋은 휴식시간이었다.

그는 아직도 야생초 나물과 야생초 차를 즐겨 먹고 마실까.
도로묵이 되지는 않았을까.
나도 그처럼 쌉쓰름한 나물비빔밥과 물김치를 맛보고 싶지만,
그의 책을 한모금 더 먹고 마시는 것으로 대신하련다.
그리고 아래는 그가 썼다는 시다.
그의 마음은 너무 넓어서 끝이 보이질 않는다.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제야 조금은 알겠다



평화는 상대방이 내 뜻대로 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이며

행복은 그러한 마음이 위로받을 때이며

기쁨은 비워진 두 마음이 부딪힐 때이다.




아참.아까는 그의 감옥생활에 감사했지만,
그의 생활에 가장 큰 의지와 힘이 되고, 그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주고
그의 편지를 잘 보관하고 그것이 우리 모두의 또다른 기쁨이 되도록 도와준 누이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