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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다 혹은 느낀다/영화를 본 뒤에

[드라마] 신데렐라언니 vs 개인의 취향 vs 검사프린세스


셋다 뭔가 굉장해 보인다.
문근영과 천정명 이 둘의 연기는 내 이미 한번 푹 빠졌던 적이 있고,
손예진의 이력도 다른이들 못지않게 화려하고,
김소연과 박시후의 앙상블도 괜찮을거 같고..
고민을 하고 서핑을 하다 일단 셋다 맛은 봐보자라는 생각에 다 봤지.

신데렐라 언니, 검사프린세스는 2회까지 봤고 개인의 취향은 1회를 다 보지 않았다.
그 이유를 먼저 말하자면, 개인의 취향은 미스캐스팅된 연기자들이 발연기의 향연을 펼쳐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짜증스러움에 보기가 싫더라고.
겉으로 쿨한척 하면서 발음도 정확하지 않고(이민호)
그리고 그다지 털털해 보이지도 않은 박개인(손예진)의 앙상블도 그다지 재미없을거 같더라.
사람들이 신언니의 서우가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짜증난다고 악플을 달고 난리가 나던데,
나는 개인의 취향이 더 오그라들더라. "쿨"함을 모른채 쿨한척 하려는 의도가 드러나보인달까.
연기력의 문제가 아니라 대사나 연출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드라마 세개를 연달아 보다 보니 마지막에 봤던 개인의 취향은 좀 더 까다롭게 봤달 수도 있겠고,
MBC의 드라마니, 파스타 이상의 연출을 원했던 건지도 모른다만.
쿨함을 표방한, 정체성이 미확립된 누군가의 좌충우돌기를 그려나가는거 같아서 그냥 보지 않기로 했다.
생각보다 손예진의 연기에 몰입이 되지 않아서 놀랐다. 영화 볼땐 그런생각 많이 안했는데 말이다.
손예진 보다는 공효진이나 김민희, 려원이나 김선아, 이지아, 윤은혜 이런 애들이 했다면 더 지랄맞고 아스트랄 했을듯.
손예진은 예쁜척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아스트랄해질 수 없다. 그냥 넌 예쁜척 많이 해라.
당신이 연기하는 박개인은 아마 여자이기전에 인간이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근데 손예진 당신은 예쁜 여자임을 포기할 수 없다. 표정에서 예쁜척이 떠나질 않더라고.

그냥 그런생각은 들었다. 이민호 대신에 공유나 주지훈(안습 ㅠ_ㅠ)이 캐스팅 됐다면 훨씬 더 든든했을텐데 라는.
이민호의 잘생긴 얼굴과 어설픈 대사처리는 나를 그 역할로 몰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연민에 빠지게 했음으로 연출과 대사의 문제가 아닌 연기의 문제로 몰아부치자. 어쨌든 나한텐 별로였다.

어쨌든 개인의 취향은 탈락.

이제 남은건 검프와 신데렐라 언니다.
둘다 촌스럽긴 마찬가지다.
검사공주? 예비공주의 언니? 뭐 어쨌든 드라마의 제목부터가 공주와 연관되어있고
개인의 취향처럼 쿨함을 표방하지도 않는다.
식상함을 표방하되 무언가 다르다는 재해석을 포함한다.
검프의 경우 된장녀가 검사가 되었는데, 지금의 마해리는 개성있고 예의없고 사회화 또한 덜 되었다.
그만큼 주인공은 입체적이고 시청자들은 마해리에 몰입되지 않고도 그녀의 연기에 돌던지지 않는다.
단지 그냥 처음부터 아는거다. 이제 마해리가 슬슬 인간이 되어가겠구나. 라는거지. 대충.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같이 살아가는 세상임을 알아간다. 뭐 이런거 아니겠어? 빤하지.
연출에 의해 그녀가 던진 원석과도 같은 뾰족한 질문과 그녀의 선배인 수석검사들의 행동은 우리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아주 예전에 드래곤 라자에서 엘프가 인간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던것처럼.
지금 우리에게 익숙해져버려 아무렇지도 않게된 몸과 마음에 새겨진 인내들이 어떻게 축적 되어있는가를 반추시켰다.

그런데 그 반추를 시키는 장치자체가 어처구니 없는 에피소드로 일관하기에 뭔가 몸에서 뭄찔움찔 발끈발끈한다.
니 말도 맞지만, 나도 틀린말 하는건 아니다 이거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처구니가 없으니까 어처구니 없이 즐겁게 보고싶다가도 또 가끔 짜증이 나지만,
박시후와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박정아의 쿨함이 기대가 된다.
박정아의 연기를 보는건 사실 처음인데, 처음 맛보기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의상도 멋졌고 표정도 쿨하고 괜찮더만.
그래서 기대가간다. 사실 마해리라는 캐릭터의 어처구니 없는 연출(이건 연기력이 아니라)엔 별 관심이 없다.
너무 빤하고 빤하고 빤해서 재미가 없다. 어처구니없음으로 일관하는데, 장사가 있느냐 말이다.
그리고 어처구니 없음의 무한반복 속에 참신함도 귀여움도 재미있음도 자꾸 없어지려고 한다.
마해리가 불쌍해지느냐 당당하게 개념을 탑재해 나가느냐는 건 연출의 문제가 될듯한데. 지금은 너무나 안쓰럽다.
특히 부장님이 미쳤나봐요 라고 사람들에게 작게말하며 눈물을 글썽일땐, 그 어처구니가 절정에 달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신파의 재해석 신데렐라 언니다.
세 편의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싶은 드라마다.
드라마를 드라마로써 완성시키고자하는 의지가 가장 도드라져 보인다.
처음부터 어거지 비현실적이고 어거지적인 설정에 아무도 딴지를 걸 사람은 없다.
어짜피 처음부터 신파의 모태를 가져왔으니까,
다만 얼마나 다르게 보여줄까 라는 기대감만 있을 뿐이다.
개인의 취향과 검사프린세스가 전문직 젊은이들의 열정과 사랑을 쿨하게 보여주는 컨셉이고
사람들도 그에 따라 기대를 많이 하겠지. 기존작품들과는 어떻게 다를까. 뭐 이런거.
근데 신언니는 처음부터 기대를 깔고 마이너스의 기대부터 재해석이라는 새로운 기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기본으로 점수를 따기가 쉽다.
그리고 문근영이 까칠해졌고, 우리는 이미 그녀의 몰입도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서우의 서포트가 눈에 거슬린다는 사람들한테 난 딱 한마디만 하고싶다.
왕따역이 왕따 당하는데 왜 그렇게들 불만이 많은가. 사람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들고 난리를 치니 왕따나 당하지.
뭘 그걸 가지고 연기가 어쨌네 하는걸까? 난 이해가 잘 안간다.
현실에서도 저렇게 어이없게 귀여운척하고 질질짜고 혀짧은 소리내면 당장에 왕따시키는거 아닌가
그래 뭐 시청자들한테도 왕따 당할만큼 연기가 뛰어다나면 뛰어난거지만,
그냥 안타깝다. 서우라는 한 연기자에 대해서 말이다.
그 연기의 기가 푹 하고 꺽여버릴까봐 걱정이 된다.
그리고 이 영화엔 처음부터 신선함이란 없기애, 그 구질구질함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앞으로 연출자에게 달려있겠지만,
처음부터 신선함을 포기했다고 대놓고 구질구질하게 나가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이제 지켜봐야 하는거겠지.

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한다.
여자주인공, 남자주인공 그런 말들을 많이 하는데, 주인공이라는 인물은 그 극에서 딱 한명이다.
두명이 될 수가 없다. 주인공이 두명이 되려면 극은 정말 극도로 치밀하고 균형적이여야만한다.
잘만든 작품이든 아니든, 영화 속에 주인공은 오로지 한명이며, 그 한명의 상대역이 되기도 하고 가족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하고..
뭐 그런건데, 그 조연들의 사연이 얼마나 치밀하느냐에 따라서 연출의 무게감이 달라진다.
남자주인공, 여자주인공 둘다 다 주인공이 아니다.
남자주인공의 상대역, 여자주인공의 상대역만 있을 뿐이다.
간혹 고현정같은 희대의 연기자가 감히 주인공(연출상 주인공)의 자리를 연기력만으로 넘보기도 하지만,
그런 마력의 연기력이 아니라면, 그저 배우들은 누군가의 상대역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몰입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서 철저히 그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연출상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극도의 몰입으로 그 배역의 인생을 드러내 버린다면 또 다른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취향은 관심밖으로 영~ 멀어져 버렸으니 제껴두고.
난 살벌한 주인공뺏기 전쟁을 즐겁게 감상하려고 한다.
누가 미실처럼 쿠테타를 또 일으킬 것인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