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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등단못한시인)

개망초 개망초 나라 망하게 했다고 하데농사도 망하게 한다고 하데망초보다 더 예뻐서, 더 밉다고 앞에 '개'를 붙였다고 하데 그냥.한아름 꺾어놓고 흐뭇하게 바라보다너처럼 작게 웃는다. 뭘 망쳤네 어쨌네 저쨌네다 필요없이너처럼 작게. 더보기
오늘도. 내일도. 아닐지도. 그럴지도. 오늘도. 내일도. 아닐지도. 그럴지도. 간신히 눈을 떠서, 집을 나선다. 미세먼지로 매캐한 이 공기는도대체 익숙해지지가 않는다.한 숨만 가득실은 버스가 흔들린다.젠장, 환승을 놓쳤다. 가까스로 도착한 직장엔딱 내 목숨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산소만 주어진다.남아 도는 게 공기 같이 보여도, 뭐가 자꾸 불안해서 숨을 자꾸 아껴쉰다. 잘 못 한 것도 딱히 없는 것 같은데,한밤 중 어떤 시인에게 속삭인다던 그 악마가대낮부터 날 비웃는다."그래. 넌 계속 그렇게 살아라." 멍청한 하루 끝에또다시 한숨만 가득실은 버스가 흔들린다.젠장, 또 환승을 놓쳤다. 저녁에도 익숙해지지 않는 매캐한 공기.그래, 엿같은 매캐함이라도 양 껏 마시자.나만 이리 병신 같은 건 아니겠지.. 라고 혼잣말을 했는데,"그래. 너만 그런 .. 더보기
사랑 사랑 내 손과 네 손을. 내 입과 네 입을. 내 몸과 네 몸을. 내 인생과 네 인생을.살짝 포개어 놓고 하루종일 웃고 싶어라. 더보기
작업 작업 듣고 싶은 말을 건내고, 보고 싶은 행동을 보여주고, 받고 싶은 만큼의 마음을 주는 것. 더보기
악행의 싸이클 악행의 싸이클 나쁜 사람의 행동을 이해했다. 나도 당했으니 너도 죽어보란 거다. 나쁨은 돌고돈다. 내가 배푼 선행은 언제 내게 돌아올까 하염없이 기다려보지만, 악행의 싸이클이 선행의 싸이클보다 언제나 한발짝 더 빠르다. 더보기
어른도 상처받는다. 어른도 상처받는다. 어렸을적엔, 엄마나 아빠. 선생님들은 모두 심장이 강철로 되 있어서 상처같은 건 받지 않는 줄 알았다.그러나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지금.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자랐는지 조금씩 알게 되는거 같아서 가끔 가슴이 따끔거린다. 더보기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너를 사랑하기 전에는.사랑한다는 말이 그렇게 툭툭. 쉽게 나왔는데너를 사랑하는 지금은.그 말 한마디가 하고 싶어서,편지를 한 장, 두 장. 실없는 이야기를 잔뜩 적어놓고.그 끝에 보일듯 말듯 작은 글자로.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사랑한다고. 더보기
기억의 습작 기억의 습작 만약 너와 내가, 우리라는 관계로 설명할 수 있는 사이가 된다면우린 숱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고그러한 숱한 이야기들을 일일이 다 기억할 순 없겠지만.지금은, 어쩌다 마주친 눈동자와지나가다 툭툭 내뱉은 말 한마디가 너무 소중해서모조리 다 기억해 버릴 수 밖에 없어.- 05년 3월 모일 일기 中 - 더보기
성혼선언서 성혼선언서 우리는검은뿌리 파뿌리니 백년을 어쩌니 그러지말자.아니차라리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자.살다가 언젠가 불행해 진 날이 왔을 때내가 널 잘못 만났다느니,니가 이럴 줄은 몰랐다느니,애 때문에 참았다느니..이따위 말은 다 집어치우고 그 불행을 조용히 들여다보자.스스로 만들어 낸 게 아니라정말 서로가 원인 인 게 맞다면우린 행복하게 헤어지자. 나는 늙어 죽을 때까지 널 사랑 할 자신이 없다. 다만내가 널 사랑하는 한,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그 행복이 나로 인한 것이라면 정말 고맙겠다. 그리고 행복하겠다. 사랑으로 인한 배려가 희생이 되지 않도록 하는 건,당연시 여기지 않는 고마움.우리 마음에 그 고마움이 없어지면,이 선언서를 다시 한번 읽고 결혼을 유지할 지 고민해 보자. 고정관념과 편견을 .. 더보기
그냥 사랑일 뿐이다. 그냥 사랑일 뿐이다. 사랑을 경험했다고 생각했었다.지나가 버린 지금, 그건 그냥 미적지근했던 감정덩어리 뿐이지 않았나 싶다. 누가 물었다.지금은 그를 좋아하니까, 그것이 단순한 감정덩어리가 아니겠지.지금은 그것이 네게 뜨거운 가슴일지라도,지나가버리고 나면 언제 버려진지도 모를 연탄재 같지 않느냐. 나는 대답한다.나는, 유하의 시처럼 너를 만나 가장 나다워졌고.이적의 노래처럼 내 삶의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무의미해지지 않았다.그리고 김춘수의 이야기처럼,너는 내게, 나는 네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어버렸기에.내겐 너이기 때문에.네겐 나이기 때문에.우린 서로에게 서로가 되기에.그래서 사랑이다. 현명한 질문과 바보같은 대답이 오고간다.지금 나는, 단지 너를 사랑하고 있을 뿐이다.온 마음을 다.. 더보기
평범해서 좋은 날 평범해서 좋은 날 어제도평범한 밤이었다잠을 자다 니가 내 손을 잡으며 뭐라했지.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땐잠결에니가 갑자기 왜 그럴까 싶기도 했지.그 평범한 밤이 지나고평범한 아침을 지나평범한 점심이 다가오려 하는 지금내 심장이 뛴다.그 말엔 이유같은 건 없어.점심때가 되서야 그걸 깨닫는다.발바닥에 붙었는지 똥배에 숨었는지 알 수 없었던 심장이사실은 항상 거기에서 뛰고 있었노라고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늘이 가고내일이 가고또 많은 평범한 날들이 가고 나면심장은 예전처럼 발바닥인지 똥밴지 어딘지도 모르게 숨어버리겠지만. 오늘은대수롭지도 않은 그 첫 고백이평범하게 들려서 좋은 날. 그래. 평범해서 좋은 날. 더보기
스무살 스무살 스무살. 힘들지 않은 적이 없었다.그 땐, 그 나름대로 많이 웃고 많이 즐겨다고 생각했지만결국 내가 즐겼던것은 아무것도 아닌 방황과 마음의 고생이었다.함께 지랄을 하며 까불었던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그땐 온 동네 똥강아지들 마냥 아무 생각없이 세상을 다 가진것처럼 설쳐댔지만.힘들지 않은 스무살이 없었다고.온통 낯설기만 하고 모든 것을 나홀로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상황 자체도 힘들었지만, 스무살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너무 힘들었노라고.그땐 너무 힘들어서 이런 위로자체를 할 수 없었노라고.넋두리를 늘어놓는다.스물넷의 막바지. 곧 스물다섯.아직도 그 스무살 시절의 힘듦이 가끔 찾아온다.목적성 없는 방황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힘들지 않은 이십대는 없다고 또 잘난척하듯 말하겠지.고.. 더보기
화성 남자, 금성 여자. 화성 남자, 금성 여자. 남자는 사랑한다고 했지만, 여자는 사랑이라고 느끼지 못했다.그들은 서로를 사랑했지만,그 사랑을 공감하지 못했다. 서로 사랑하기도 어렵지만그렇다 한들, 여전히 외롭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