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더보기
[시] 나도 네 이름을 간절히 부른 적이 있다 / 유하 나도 네 이름을 간절히 부른 적이 있다 - 유하 간교한 여우도 피를 빠는 흡혈박쥐도 치명적인 독을 가진 뱀도 자기의 애틋함을 전하려 애쓰는 누군가가 있다 그들이 누군가에게 애틋함을 갖는 순간 간교함은 더욱 간교해지고 피는 더욱 진한 피냄새를 풍기며 독은 더욱 독한 독기를 품는다 나도 네 이름을 간절히 부른 적이 있다 돌이켜보면, 결국 내가 내게 깊이 취했던 시간이었다 더보기
[시]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 오규원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오규원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空想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