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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다 혹은 느낀다/책을 읽은 뒤에

[책] 스님의 주례사

 


스님의 주례사

저자
법륜 지음
출판사
| 2010-09-13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모든 사람을 위해!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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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난 법륜스님 빠라는 걸 밝히며, 스님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함도 밝힌다.

그러나 이 리뷰의 주된 내용은 스님을 까는(?) 것이다.

그건 뼈저린 현실에 대한 좌절이니, 그냥 그대로 좌절하면 된다.

 

 

 

스님은 늘 현명한 대답을 하신다.

스님이 여타 다른 사람들과 달리 각별히 현명하신 까닭은

듣는이가 들어야하는 대답(스님이 전하시고자 하는 뜻)과 듣는이가 원하는 대답을 동시에 하시기 때문이다.

그런 현명함과 쿨함은 수도 없는 고민과 찰나의 깨달음 끝에 얻어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존경스럽다.

하지만.

 

스님은 묻지 않는 자들을 향해 질문을 던지시거나 대답을 주시진 않는다.

정작 문제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묻거나 남에게 묻질 않는다. 그냥 문제를 가진채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며 살아간다.

끊임없이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말이다.

여기서 문제는 스님에게 주로 상담을 하며 정서적으로 의존하는 사람은 여자라는 것이고, 

남자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스님에게 묻지도 상담하지도 않는다는 거다. (물론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스님이 그런말씀을 하시더라. 여떤 여자분이 스님도 남자라고 남편편만 드느냐고. 그런게 아니라 하셨다. 듣는이의 편이라 하셨다.

나는 그 말씀이 하나의 거짓도 없는 진실 그 자체임을 잘 안다.

하지만 스님은 찾아오지 않고, 묻지 않는 남편에겐 말하지 않는다.

이러한 스님의 답변은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적인 문제로 치환시키는 문제를 야기시킨다.

물론. 우리 모두가 다 알고있는 성과 사회, 각 가정의 개인적인 문제들이 단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건 우리 누구나 다 안다.

우리가 늘 허덕이고, 가난하고, 애를 돌봐 줄 사람은 없고, 직장에 나가고 싶은데 직장도 없고 등등등 에 대해선 어떠한 대답도 들을 수 없다.

설령 내가 정말 사랑하고 존경해마지않는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돌아오셔도 어제 백수였던 그이가 내일 갑자기 취직되는 건 아니란 말이다.

그래서 스님에게 여쭈고 내가 조금이라도 내 상황을 좀 더 냉정하게 이해해보고자 노력하는 거라는 건 아는데.

스님의 현명함과 그 말씀을 귀기울여 듣는 이들의 안쓰러움을 모른척 할래야 모른 척 할 수 가 없다.

그래봐야 나도 딱히 뾰족한 대답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 결국 스님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결국 각자의 삶은 각자가 살아가는 것이고.

매 순간의 마음가짐이 우리 스스로를 만들어나가는 거니까.

다 아는데. 정말 다 아는데. 스님이 무얼 말씀하고자 하시는지,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지 도 아는데.

한숨이 나와버린다. 후우.

 

스님.

언젠가는 스님께 깨달음을 구하지 않는 나쁜 중생들도 한번쯤은 구해주세요.

그럼 언젠가 또 말씀들을 기회가 있으면 찾아뵙겠습니다.